한편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지금, 다른 사람들이 진정 내 결백을 믿어 줄까? 다시 고향으로 추방당할까?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토르는 지금에 만족했다. 무엇보다 이 곳, 왕의 부대에 머무르고 싶었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길 바랬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왕국은 무엇보다 단단하고 영원할 것만 같았다. 맥길 왕의 통치 또한 영원할 것 같았다. 만약 매우 안전하고 견고한 무언가가 이렇게 갑자기 산산조각 나버릴 수 있다면, 그럼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희망이 있단 말인가? 더 이상 토르에겐 그 무엇도 영원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웬돌린 공주가 땅속에 묻힌 폐하에게 뛰어드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졌다. 리스 왕자가 공주를 붙잡자, 시중들이 깊이 파인 땅에 다시 흙을 채우기 시작했다. 아르곤은 여전히 장례 절차를 치르고 있었다. 하늘 위로 구름이 흘러가며 잠시 첫 태양을 가리웠다. 토르는 따뜻한 여름 날 갑작스럽게 차가운 바람이 스쳐감을 느꼈다.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 아래를 보니 크론이 토르의 발 밑에서 토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토르는 이제 더 이상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했다. 그웬 공주와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폐하의 죽음으로 자신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공주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해야 했다. 그녀 옆에 자신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공주가 다시는 토르를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이 오해를 받고 있다는 걸, 사창가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알려줘야 했다. 기회를 얻고 싶었다. 그웬 공주가 평생 자신을 내치기 전에 오해를 풀 딱 한번의 기회면 족했다.
마지막 흙을 덮고 나니 종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알아서 배열을 바꿨다. 끝이 없이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모두가 한 송이의 흑장미를 손에 들고 절벽 너머까지 줄을 지어 순서대로 방금 흙을 덮은 왕의 무덤을 지났다. 토르 또한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이미 높이 쌓여있는 장미 더미에 장미 한 송이를 올리며 예를 갖췄다. 크론이 울어댔다.
군중이 흩어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사방으로 분산됐다. 때마침 토르는 리스의 손을 뿌리치고 저 멀리 어딘가로 정신 없이 뛰쳐나가는 그웬 공주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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